잠에서 깼다. 시간을 보니 새벽 1시 30분. 1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졸려서 취침약을 안 먹고 그냥 잤더니 한 시간 만에 바로 깨버린 모양이다.
멍하니 버즈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언니의 코골이 소리를 듣다 화장실에 다녀왔다.
커튼을 치지 않은 창가에 붙어 밤바다를 잠시 바라봤다. 정면은 바다, 옆 창문은 민가들이 보이는 데 가로등 하나에 의존해서 살짝 보이는 모습이 폐가 같아 보인다. 밤바다나 민가나 둘 다 공포영화에 나올듯한 비주얼이다.
작년에 이 광경을 봤으면 몰래 밖에 나가 밤바다에 가라앉아버리겠다는 충동이 들었을 텐데, 지금은 생각만 들고 아직은 더 삶을 유지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니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싶다.
잠이 깬 김에 네이버 블로그를 좀 탐험하며, 블로그명에 대해서 고민했다.
예전엔 행복에 집착하며 블로그명을 오늘도햅삐라 짓고 나도 그 이름처럼 매일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행복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일단 살아있기만 하면 됐다는 생각이다. 살아있기만 한다면 언젠가 즐거울 일도 생기고, 현재를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란 생각도 들 것 아닌가.
예전엔 생각이 참 많았는데, 살다 보니 생각이 많은 게 좋은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나한테는 생각이 길어져봐야 자기혐오나 현실도피밖에 하지 않으니 나 생각이 많으면 피곤해지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돌멩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면 좋으련만 이라는 생각을 하다 블로그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돌멩이처럼 고민 없이 살고 널브러져 있는 돌멩이처럼 일상의 조각을 하나하나 모아 정원을 만들겠다.
이제부터 나는 돌멩이가 되겠다.
라는 글을 언니의 코골이를 배경음 삼아 새벽 2시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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